2025. 1. 30. 19:57ㆍ카테고리 없음
오늘 새벽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언팩 행사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삼성전자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기존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고, 최첨단 공정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하이닉스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으며, 이건희 회장이 살아 있었다면 분통 터질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인 메모리, 스마트폰, 가전 중에서도 가장 강점이 있던 메모리 사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사업이 탄탄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아이폰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대부분이 중저가 모델 판매량에 의존하고 있어 플래그십 시장에서는 애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저가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들이 강하게 밀고 들어오면서 삼성은 점점 더 어려운 입장에 처하고 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에 밀렸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능이 낮은 AP였습니다. 특히, 애플의 A 바이오닉 칩과 비교해 성능이 부족해 게임 성능에서 뒤처졌고, 이 때문에 게이밍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이 더 선호되는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애플의 A 바이오닉과 M 시리즈 칩을 개발하던 핵심 연구진들이 애플을 떠나 창업한 스타트업 ‘누비아’를 퀄컴이 인수하면서, 훨씬 강력한 성능의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이 AP 덕분에 갤럭시 S 시리즈도 다시 게임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하지만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및 유럽 모델에 탑재해오던 자체 AP ‘엑시노스’가 이번에는 전부 빠졌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문제 때문입니다. 엑시노스의 수율을 맞추지 못해 결국 탑재하지 못한 것이죠. 삼성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엑시노스를 넣을 계획이지만, 폴더블폰 생산 자체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의 특성상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수율이 개선되지만, 문제는 이를 가능하게 할 대량 주문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삼성의 주요 고객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졌습니다. 이렇게 자체 AP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현재도 좋지 않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분이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삼성 갤럭시 S25 스펙은 갤럭시 S24와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스펙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갤럭시 S25는 전작인 갤럭시 S24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되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 칩셋의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엑시노스가 퀄컴 대비 성능이 부족했지만, 최소한 퀄컴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엑시노스가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라 퀄컴이 공급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뜻밖에도 가격을 동결했습니다. 즉, 갤럭시 S24와 동일한 가격에 출시된 것이죠. AP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유지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주요 하드웨어 사양이 작년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카메라(초광각 해상도는 5천만 화소로 증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스펙이 이전 모델과 동일합니다. 다만, RAM이 8GB에서 12GB로 늘어나 AI 기능을 보다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결국, 다른 부품의 원가를 절감하면서 가격을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체들은 갤럭시 S25가 사실상 갤럭시 S24와 같은 제품이므로 굳이 서둘러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초기 리뷰가 하나둘씩 올라온 후 평가를 확인한 뒤 구매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따라서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은 1~2주 정도 기다렸다가 실제 평가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 카메라의 AI 기능은 솔깃하다
최애 드라마 중 하나인 웬즈데이에서 웬즈데이의 룸메이트 이니드 역을 맡은 배우가 바로 ‘엠마 마이어스’입니다. 그녀는 K-팝 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이번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카메라 성능 설명은 갤럭시 S25 시리즈 중 가장 비싸고 성능이 좋은 울트라만 소개하겠습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의 후면 카메라는 총 4개가 탑재되었습니다. 메인 광각 카메라는 5천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는 2억 화소로 2배 광학 퀄리티 줌을 지원합니다. 망원 카메라는 5천만 화소로 5배 광학 줌과 10배 광학 퀄리티 줌을 제공하며, 1천만 화소의 3배 광학 줌 카메라도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광학 퀄리티 줌"이 사실상 디지털 줌이라는 점이 다소 헷갈립니다.
디지털 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굳이 이런 식으로 표현해야 했나 싶네요. 핵심은 카메라 하드웨어가 얼마나 개선됐느냐인데, 후면 초광각 카메라가 1,200만 화소에서 5천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된 것 외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사실상 갤럭시 S24의 재탕에 가깝죠. 대신 AP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이 부분이 강조되었지만, 메인 카메라 스펙을 1년 동안 유지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광각 카메라가 1,200만 화소에서 5,0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접사 촬영 시 해상도가 4배나 향상되었습니다.
가상 조리개
AI 기능에 대한 대대적인 향상이 이루어졌습니다. 요즘 많은 스마트폰이 배경과 피사체를 구분하여 배경을 디지털 기술로 인위적으로 흐리게 하는 기능을 제공하죠. 매년 기술이 개선되는 걸 볼 때마다 발전이 눈에 띄지만, 영화에서 CGI로 구현한 액션 장면과 실제 촬영 장면을 구분할 수 있듯이, 카메라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한 아웃포커스와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낸 가짜 배경 흐림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합니다. 물론, 그 차이를 감추기 위한 노력이 있지만, 여전히 티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가진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도 F1.8부터 F11까지 원하는 조리개 값으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이 기능은 새로운 것도, 최근에 등장한 것도 아니지만, 스마트폰만이 제공할 수 있는 초고속 연사와 이미징 렌더링을 활용해 가능한 기능입니다. 이를 가상 조리개 기능이라고도 하죠. 물론, F1.8로 찍은 사진과 배경이 잘 나온 F11 사진을 합성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촬영 후 배경을 선명하게 하고 싶다면 조리개를 조이고, 배경을 흐리게 하고 싶다면 조리개를 개방한 사진을 찍어서 합성하면 됩니다.
커스텀 룩 필터 제작 가능
아이폰 16 시리즈에서 소개된 나만의 색감 필터 만들기 기능은 이미 잘 알려진 기능이지만, 이번 갤럭시 S25의 커스텀 룩 기능은 조금 더 독특합니다. 기존에는 R, G, B 패널에서 원하는 색감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었다면, 갤럭시 S25는 내가 촬영한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색감을 가진 사진을 골라 그 색감을 필터로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연분홍빛 저녁노을을 촬영한 사진을 선택하면, 그 사진의 색감을 추출해서 다른 사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죠. 이 방식도 상당히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색감에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채도, 밝기, 색조, 대비 등을 조정해서 자신만의 필터를 만들 수 있지만, 저처럼 색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사람은 잘 모르죠. 그런데 이 기능은 내가 마음에 드는 다른 사진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니까, 훨씬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베스트 페이스 기능은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보통 재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연사 모드로 여러 장을 찍은 후, 얼굴을 골라 웃는 모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공된 기능이라 특별한 건 아닙니다. 사실, 구글 픽셀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선보였던 기능입니다.
동영상에서 실시간으로 노이즈를 제거하는 나이토그래피
또한 고성능 AP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영상에서 배경과 주 피사체를 분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경의 노이즈를 실시간으로 제거하면서 영상을 만듭니다. 이 기능은 나이토그래피라고 불리며, 기존에는 사진에서만 적용되었죠. 야간이나 실내에서 사진을 찍으면 노이즈가 많이 생기잖아요? 이 기능은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해 합성함으로써 노이즈를 줄여줍니다. 이제까지는 사진에서만 가능했던 기능이 동영상에서도 적용되게 된 거죠.
동영상은 계속해서 사진이 쌓이는 형태라, 이를 실시간으로 합성 보정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뛰어난 AP 성능과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 없으면 어려운 작업인데, 이제는 그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드디어 지원하는 갤럭시 S25 울트라의 로그 동영상
아이폰 15 프로는 2023년에 로그 동영상 촬영을 지원했었죠. 그런데 2024년 1월에 나온 갤럭시 S24 울트라는 로그 촬영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그 촬영 기능을 요청하며 기다렸고, 2025년 드디어 갤럭시에서도 로그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습니다. 로그 촬영이 왜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사진을 JPEG 대신 RAW 로그 파일로 촬영하면 후반 작업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RAW 파일은 JPEG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정할 때 더 많은 유연성과 관용성을 제공하죠.
로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룩을 조정하고 다양한 설정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카메라 수준의 기능을 쓰려면 스마트폰보다는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카메라는 기동성이 떨어지고 원하는 화각을 얻으려면 렌즈를 자주 교체해야 하죠. 반면, 스마트폰은 그런 번거로움 없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의 영상 퀄리티보다는 떨어지지만 요즘 사람들은 화질에 그렇게 예민하지 않아요. 오히려 유튜브 영상처럼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 본 영화 <좋, 댓, 구>도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해서 촬영했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현장감이 더 살아났어요.
물론, 전문 동영상 제작자들은 이런 기능을 필요할 때만 사용할 겁니다. 대부분은 여전히 아리 카메라 같은 고급 장비를 사용하겠죠. 그런데 이 스마트폰은 10비트 HEVC 코덱을 지원해서 동영상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기능은 지브라 패턴입니다. 이 기능은 노출 과다된 영역을 얼룩말 무늬처럼 표시해 주어 하이라이트 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죠. 그런데 이번에는 위색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지브라 패턴이 흑백으로 표시되는 것과 달리, 위색(False Color) 기능은 컬러로 보다 정밀하게 노출 상태를 알려줍니다. 노출이 어두운 곳은 보라색, 적정 노출은 녹색, 노출 과다는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표시돼 실시간으로 적정 노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갤럭시 S25 울트라는 10비트 HDR 영상 녹화를 지원합니다.
호평을 받은 오디오 지우개 기능
요즘 AI 기술은 꽤 발전해서, 노래를 넣으면 노래와 반주뿐만 아니라 드럼, 기타, 피아노 등 악기별 음까지 추출해주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딥러닝을 통해 어떤 소리가 어떤 악기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된 거죠. 갤럭시 S25 울트라는 이 AI 기술을 활용해 보이스, 음악, 바람, 자연 소리, 노이즈, 군중 소리 등을 인식하고, 각 소리의 볼륨을 조절하거나 특정 소리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소리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죠.
시끄러운 환경에서 인터뷰를 할 때도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많이 적용되었고, 특히 영상 제작자들에게 유용한 기능들이 대폭 개선되었죠. 오디오 지우개와 나만의 필터 기능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 흔들림 보정 기능이 좀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문제입니다. 아이폰 16 프로 맥스보다 100달러 더 비싼 가격이죠. 오늘 삼성전자 주가를 보니 또 하락하고 있더군요. 주가는 가장 정직하니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